쇼핑이 재미있는 날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였다. 내 옆에 그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무미건조하고 팍팍한 토요일이 활짝 핀 꽃처럼 생기 있게 돋아났다. 이런 날을 허락해주심에 감사드리며 하루를 마무리 하려 한다. 이제 내 손을 그 사람의 어깨에 살포시 올리고 잠들어야겠다.
업무가 과중하니 몸이 신호를 보낸다. 턱 주변에 여드름이 3개 났다. 염증 반응이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쉬라는 신호다. 이등병 시절이 떠오른다. 급격하게 여드름이 늘어났었다. 모든 것이 스트레스였다. 머리는 '버틸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괜찮다' 라고 말하지만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 바로 결과가 나타난다. 몸의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쉬어야 한다.
그렇다. 그 시간에 재미있는 일을 찾아라. 집착하지 마라. 어차피 안 변한다. 세 번 정도 얘기했다면 그만 얘기해라. 정말 괜찮은 사람이면 널 생각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조심할 것이다. 그래도 실수가 반복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의 한계다. 남의 약점을 파고드는 행위는 적을 만드는 결과를 얻게 된다. 알아듣게 설명만 해라. 감정을 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