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결과를 받아든 순간, ‘예비합격’이라는 네 글자는 아쉬움과 희망이 뒤섞인 모호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합격의 문턱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춘 듯한 느낌, 완전한 성공도 실패도 아닌 경계선에 서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복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며칠간의 깊은 고찰 끝에, 나는 이 결과를 단순한 ‘보류’나 ‘아쉬운 차이’가 아닌, 내 지난 시간을 증명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명확한 ‘성과(成果)’로 정의 내리기로 했다. 이는 나의 과거를 인증하고, 현재를 성찰하게 하며, 미래를 향한 확신을 심어준 값진 이정표다. 지난 1년 3개월간 자산운용사의 실무 현장에서 보낸 시간은 학문적 탐구를 위한 단단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책상 위 이론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실현되는지를 직접 목도하며, 현실에 뿌리내린 경제학을 공부하겠다는 목표는 날마다 선명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결심과 경험의 가치는 오롯이 나 자신만의 주관적인 믿음에 머물러 있었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의 ‘예비합격’은 이 주관적인 믿음에 ‘객관성’을 부여해 준 첫 번째 성과였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입학사정위원회가 나의 짧지만 밀도 높았던 실무 경험과 학업 계획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저를 합격권에 근접한 인재로 분류했다는 사실 자체가 강력한 인증이었다. 이는 ‘나의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순간이었으며, 지난 시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자부심으로 바꾸어 주었다. 만약 쉬운 합격이었다면 자만했을지도 모르고, 완전한 불합격이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막막함에 빠졌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비합격’이라는 성과는 현재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당신은 충분히 자질을 갖추었지만, 이 치열한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단 1%의 날카로움이 더 필요하다”는 명료하고도 값진 피드백을 받은 셈이다. 이 성과는 나로 하여금 ‘그 1%는 무엇일까?’라는 구체...